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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가 살기에 최적의 집? '안전'이 최우선

작성일 24-12-18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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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가 살기에 최적의 집? '안전'이 최우선
 


첫째도 둘째도 '안전 제일'...노년의 삶에서 안전 보다 중요한 것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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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서 휠체어를 원할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문턱을 없애는 것이 좋다.
 
몇 년 전 일이다.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는데 방 밖에서 ‘꽈당!’ 소리가 났다. 아버지였다. 발에 남은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고 화장실에서 나오다가 그만 미끄러지신 것이다.
 
갑작스러운 사고에 아버지는 수개월만 꼼짝달싹 못하는 신세가 되고 마셨다. 발가락 두 개가 부러졌고, 수술에 깁스에 몇 개월 내내 고생을 감내하셔야 했다.
 
언제 봐도 젊게만 보이던 부모님이 어느덧 고령의 시니어가 됐다. 미국의 시니어 온라인 매거진 ‘시니어라이프스타일(seniorslifestylemagazine)’에 장기 시리즈로 실리고 있는 ‘시니어가 살아가는 집(Housing)’에 관한 기사를 최근 읽다가 새삼 '꽈당' 소리에 놀랐던 그 때가 떠올랐다. '시니어가 사는 집' 만약 이런 타이틀의 집이 따로 있다면 어떤 것을 더 신경 써야하고 또 무엇이 일반 집과 달라야 할까?
 
휠체어가 있는 집
 

요즘은 어디든지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시니어나 장애인을 만날 수 있다. 밖에서는 대부분 기동성 좋은 전동 휠체어를 이용하지만, 집안에서는 휠체어를 사용하지 않거나 혹은 대부분 불편함을 감수하곤 한다.

시니어라이프스타일 11월호에 실린 카일라 키나(Kayla Keena) 작가의 ‘휠체어에 최적화된 집 꾸미기’라는 제목의 기사가 눈길을 끈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시니어의 집이 갖춰야 할 네 가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미국의 상황에 맞춰진 것이어서 한국 실정에 맞게 재구성해 봤다.

첫째,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휠체어가 드나들 수 있게 경사로를 설치한다. 경사로는 사람이 뒤로 밀려나지 않게 완만하게 설치하는 것이 관건이다.

다만 집안에 휠체어를 위한 경사로를 만든다는 것은 규모가 꽤 큰 집일 경우에나 가능한 일이다. 우리 실정에 맞춰 풀이하자면 휠체어를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방마다 문턱을 없애면 될 듯 싶다.
 
문턱만 없애도 집안에서 휠체어를 이용하는데 큰 문제는 없기 때문이다. 문턱만 없애도 굳이 경사로를 따로 만들 필요는 없을지 모른다. 휠체어 용도뿐 아니라 문턱을 없애면 집이 좀더 넓어 보여 인테리어 차원에서 문턱을 없애는 경우도 적지 않다.

두 번째는 '1층에서 방으로의 접근'이 쉬워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자주 들러야하는 데도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기가 불편하다면 그것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이른바 ‘동선의 중요성’이다. 휠체어 이용자가 자주 이용하는 침실과 화장실, 부엌을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간 배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 번째는 휠체어 이용에 방해되는 것을 최소화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소파 혹은 테이블 등이 곳곳에 있으면 휠체어가 다니기 어렵다. 가능하다면 휠체어 이동에 방해되는 공간에는 가구를 놓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지막 네 번째는 욕실 개조다. 휠체어에 앉은 상태로 화장실과 샤워 부스를 오갈 수 있게 손잡이를 설치하면 안전하게 욕실로 직행할 수 있다.
 
추가로 롤 램프(이동식 휠체어 경사로)를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도 잊지 않는다. 다만 한국의 주택 구조를 감안할때 이같은 조언은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 대다수 주택의 화장실은 크기가 작아 휠체어 한 대가 들어가기에도 좁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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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의 경우 카펫에 걸려 넘어져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카펫을 거둬내고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는 방법이다.

시니어를 위한 인테리어, 채움보다는 비움

집에서 가장 중요하고도 우선시해야 하는 것은 바로 '안전(安全)'이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집은 아무리 멋진 인테리어로 치장해도 소용이 없다. 특히 시니어가 사는 집이라면 안전은 목숨과 동의어다.


젊은이라면 툭툭 털고 일어나 아무일 없다는 듯 넘어갈 일도 시니어의 경우 큰 낙상사고로 이어지고 결국 목숨에 까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작가 패트릭 애덤스는 '시니어 부모를 위한 집안 인테리어’라는 기고문을 통해 ‘안전’을 가장 먼저 강조했다. 휠체어를 쓰든 안 쓰든 시니어는 위기상황에서 몸의 반사 신경이 느리게 작동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카펫에 걸려 넘어질 수도 있으니 가급적 카펫도 없애는 것이 바람직하다. 작가 애덤스는 두 번째로 바닥 미끄럼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자도 아버지가 넘어져 수개월간 고생하셨던 악몽을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바닥재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는 일종의 트라우마로 내 마음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듯 싶다.
 
미끄럼 방지 바닥재를 당장 이용할 수 없다면 곳곳에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아둬도 괜찮을 것이라고 애덤스는 제안한다. 
 
시니어가 사는 집이라면 주방도 손볼 필요가 있다. 요리하면서 혹은 중간에라도 앉을 수 있도록 의자를 마련해 둘 필요가 있다는 조언은 새겨들을만 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부엌과 식탁이 가깝게 있는 것이 보통이다. 의자를 부엌에 놓아두는 것이 대단한 의미는 없을 듯하다.
 
이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싱크대 안을 정리 정돈하고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는 일이다. 손이 잘 닿는 곳에 주방 물품을 보관하면 일도 훨씬 편하게 할 수 있다.
 
잠을 청하는 침실을 꾸밀 때는 목과 등이 편한 베개로 바꾸고, 최대한 편안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아늑함을 추구하는게 좋다. 대신 방안에 침대 이외에 불필요한 것들은 모두 없애고 최대한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조명을 사용하라고 애덤스 작가는 조언한다.

두 작가가 말하는 ‘시니어를 생각한 인테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채우는 것보다는 '비우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다.
 
집안에 뭔가가 많으면 복잡할뿐 아니라 청소도 자주 해야 한다. 집안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미니멀’ 하게 사는 것이 안전과도 직결되는 셈이다.
 
다만, 집안에서 좋은 조명을 사용하는 것은 시니어 인테리어에서 빠질 수 없는 대목이다. 따뜻하고 강한 조명이 가정적인 느낌을 준다는 것이 애덤스 작가의 설명이다.
 
시니어 부모의 집을 꾸밀 때 자신의 욕심이 아니라 부모의 안전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중요한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지금이라도 부모님의 집을 한번 들여다보고 그분들이 행복하고 안전할 수 있도록 조금씩 집안을 바꿔 드리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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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에서는 밝고 따뜻한 조명을 사용한다. 눈에 잘 보이고 대비되는 색상을 선택하는 것이 시니어의 인테리어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화장실 문은 반드시 밖으로 열리는 것으로 교체

유니버설디자인(연령, 성별, 국적,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모두가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 설계)과 관련한 강좌를 펼치고 있는 손웅익 건축가는 “나이를 먹고, 불편할수록 어린아이에 가까워진다”고 단언한다.
 
시니어를 위한 인테리어는 위에 언급한 두 작가의 조언 보다 훨씬 더 세심하게 챙기고 신경쓸 부분이 많다는 것이 손웅익씨의 지론이다.

“아이들이 어릴 때 가구 모서리를 테이프로 다 감았어요. 시니어도 아이처럼 넘어지면서 모서리에 찍힐 수 있거든요. 시니어가 되면 가구도 다 모서리가 둥글둥글한 것으로 교체해야 합니다.”
 
색상을 선택할 때도 확연하게 대비되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보통 색상이 우아하게 어울리는 가구를 택하기 마련입니다. 붉은색을 사용했으면 그와 비슷한 색상을 고르죠. 그런데 시니어에게는 변별력 있는 색상이 더 좋습니다. 청색과 붉은색과 있으면 구분이 잘 되잖아요. 바닥재도 대비되는 색상으로 바꿔야죠. 보기좋은 게 중요한 것이 시니어들이 잘 구분해 미연의 사고에 대처할 수 있는게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죠.”

 
손웅익 건축가는 화장실 개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시니어의 집에서 가장 시급하게 개조해야 하는 부분은 화장실 문의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대부분 화장실 문이 안으로 열리게 되어 있는데, 시니어의 집에서는 밖으로 문을 여는 방식, 아니면 미닫이로 문을 교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화장실이 대부분 좁은데 심혈관 계통 문제로 쓰러지게 되면 문을 열 수가 없거든요. 그러므로 화장실 문은 반드시 밖으로 열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생명과 직결될 수 있으니 아주 중요한 대목이죠.”
 
그는 현관 앞에 의자를 하나 놓아두는 것도 좋다고 조언한다. 신발을 신을 때 앞으로 몸을 구부리다가 넘어지는 시니어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 이유다. 앉아서 신발을 신고 벗을 수 있게 해야 혹시 모를 생활 속 사고를 미리 예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혜가 듬뿍 담긴 조언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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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문은 안으로 밀어서 열리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열리는 것이 바람직 하다. 아니면 미닫이로 교체하는 것도 좋다. 이는 화장실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시니어가 쓰러졌을 경우, 문을 열고 나오기 매우 힘들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 예방적 조치다.
 
[권해솜  미디어SR 객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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